미니멀라이프: 작은주방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나의 생각들과 이야기들을 블로그에 조금 써보았다. 참 이상하게도 나름 공손하게 쓴다고 경어체로 글을 써보니 왜 그렇게 가르치려고 드는 글 같아 보이는지 내가 싫어하는 꼰대 같은 스타일이 되어버렸다. 그냥 편한데로 다시 쓰기로 했다.
참 많이도 비웠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요 며칠 사이 들었다. 부쩍 바빠진 남편의 회사일 때문에 야근이 잦아지고 밤늦게 다시 나가서 새벽에 오는 일이 많아졌다. 언제 들어왔는지도 모르게 늦어지는 날도 많아졌다.
혼자라도 잘 해낼 줄 알았는데 집 꼴이 엉망이 되었다. 곧 돌이 되는 둘째가 집안 곳곳을 기어 다니며 혹은 걸어도 다니며 헤집고 다닌다.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은 다 꺼내는 시기가 되었다. 싱크대 하단 서랍장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지퍼팩은 하나하나씩 모두 빼어 놓고 반찬 그릇은 모두 다 꺼내어 놓는다. 정리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첫째의 어지럽힘과 합쳐지면 시너지 효과를 가져와서 기운 없는 나에겐 그것 또한 벅찬 일이 되어버렸다.
찬찬히 정리하며 살펴보니 그동안 꽤 늘어난 살림들이 제법 있었다. 다시 비움을 할 시기가 찾아온듯하다.
주방에서 비운 것들
예전 주방 비움 할 때의 기억을 되살려보았다.
제일 먼저 비워낸 것들은 그릇 세트였다. 3~4가지 정도의 그릇 세트가 있었던 듯하다. 4인조 세트 한 가지만 남기고 모두 비웠다.
우리 가족은 현재 4인이고 비움을 할 당시에는 3인이었다. 둘째 계획이 없었지만 우리에게 축복이 찾아왔다. 이제서야 4인 가족이 된 건가? 가끔 시어머니가 오셔서 같이 식사를 하지만 아이의 식판도 있고 아이용 스테인리스 그릇이 따로 있으니 그릇이 딱히 모자람이 없다. 가끔 친정식구들이 올 때면 그릇이 모자라긴 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해결이 되었다. 그릇을 더 늘리지는 않을 예정이다. 가끔의 필요함을 위해 자주 쓰지도 않을 아까운 그릇들을 진열해놓으며 공간을 낭비할 생각이 없다. 국그릇이 2개가 깨어져서 2개만 남았는데 다행히 낱개로도 판매되는 그릇들이라 조금 더 쓰다가 부족하다 싶을 때 같은 라인으로 추가 구매예정이다.
전기밥솥도 비웠다. 현재는 압력솥에 밥을 해서 매끼 밥을 해 먹는다. 주방이 좁은 탓도 있었고 전기밥솥의 보온 기능이 전기세를 많이 먹는지 그때 처음 알았다. 어릴 때부터 나는 당연히 밥솥엔 항상 밥이 있었고 보온기능으로 항시 대기모드였다. 모든 집에는 전기밥솥이 당연히 있어야 하는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식구가 많은 엄마는 매 끼니때마다 새 밥을 짓기는 힘들어서 아침에 밥을 많이 해놓고 나가시면 식구들이 끼니때 찾아서 먹었다. 나도 초반에는 그렇게 해오다가 지금은 방식을 바꾸었다. 과감한 시도였기에 밥솥을 바로 비우지 않고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데 지금 2년이 되어가니 이제 비워도 될 듯하다. 확실히 전기세가 줄어든 효과도 있는 듯하다. 압력솥 밥이 확실히 맛도 있고 밥을 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남은 밥은 냉동해두고 데워 먹거나 더운 여름 때만 아니면 두었다가 식은 채로 먹어도 무방하다. 전기밥솥을 다시 사용할 생각은 없다.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시는 분들 중에는 물도 끓여 드시는 분이 많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고 싶으나 지역 특성상 물에 석회가 많아서 그러질 못한다. 처음에는 정수기를 사용했다. 지금은 정수기도 비우고 생수를 사 먹는다. 사실 생수를 사두는 것 또한 보관하기 위한 공간이 필요한데 그렇다고 물을 한통 한통 사기는 너무 힘들어서 쟁여놓기 싫어하는 나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석회까지 거르는 정수기는 가격도 비싸거니와 그 물을 오래 먹으면 더 좋지 않다는 글을 보니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그렇다고 물을 끓여 먹자니 석회가 그대로 몸속에 쌓일 생각을 하니 그것도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생수 사 먹기. 정수기를 비우니 좁은 주방도 환해지고 전기세도 줄었고 3개월마다 필터 관리하는 아저씨와의 불편한 만남을 하지 않아도 되어서 너무 좋다. 이 동네는 특이하게 아저씨가 관리를 하시러 다니는 곳이었다. 가열식 가습기에 수돗물을 넣어서 쓰는데 청소할 때마다 놀란다. 그 안에 남은 하얀 석회덩어리들을 눈으로 본다면 이건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인식할 것이다. 조금이 아니고 정말 덩어리가 눌어붙어서 잘 떨어지지도 않고 시멘트 덩어리처럼 찌꺼기로도 있는데
그걸 본다면 석회가 정말 꺼림칙하게 느껴진다. 몸속에 들어가면 배출이 되나 싶어서 알아보니 배출도 안된다고 나오더라. 최대한 적게 마시는게 몸에 이롭겠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면 그때는 물을 끓여 먹고 싶다.
주방용 칼 하나, 과일칼 하나, 가위 하나, 대부분의 주방용품들을 한 가지만을 남기고 사용한다. 예외로는 냄비가 있다.
냄비도 큰 사이즈 1개, 전골용 1개, 냄비로도 쓰고 웍으로도 쓰는 중간사이즈 편수웍 1개, 멀티팟 16사이즈 1개, 라면용으로 16사이즈 편수1개 , 프라이팬 2개, 뚝배기 2개 이정도 이다.
이것도 적은 편은 아니라서 프라이팬도 낡아지면 비우고 1개로만 쓸 예정이다. 멀티팟은 사이즈는 작아도 깊이가 있어서 주전자 대용으로도 좋다. 뚝배기는 1개를 더 비워도 될듯하고 냄비 종류는 이미 몇 개는 비운 터라 나는 저정도 양이 딱 적당한듯하다. 골고루 다 잘 써지고 있으니 말이다. 냄비는 스테인리스라서 아주 오래오래 쓰일 예정이다. 고가의 제품들은 아니지만 나의 애정이 묻어있는 소중한 살림들이다.
그 외에 홈쇼핑에서 정리 잘 하는 주부라면 꼭 사야 한다고 해서 샀다가 지나치게 종류가 많고 부피를 많이 차지하던 밀폐용기 세트들을 비웠고 유리 반찬용기 몇 개만 남겼다. 사실 그것들은 결혼할 때 친정엄마가 몇 개 주신 건데 작은 식구에 그 몇 개면 충분했다. 새로 샀던 용기들은 거의 쓸모가 없었다. 쓰지 않고 모셔만 두던 다기 세트도 비웠고 커피 잔 세트도 2개만 남기고 비웠다. 원래는 4인 세트로 맞춤해놓은 건데 한 번도 4인의 커피를 탄 적이 없다. 결혼 한 동생에게 2인 세트를 주었다.
예전에는 비닐봉지도 서랍장 한가득 보관했었다. 웬일인지 엄마, 할머니가 하던 행동을 나도 그대로 하고 있었다. 정말 보고 배운 것이 무섭다고 할 만하다. 지금은 비닐을 보관하지 않는다. 쓰고 난 비닐봉지가 서랍장 하나에 가득 들어서 서랍을 열 때마다 떨어지거나 서랍 뒤쪽으로 빠지거나 삐쳐 나오거나 그랬었다. 무슨 소중한 보물이라고 아까운 서랍을 한 칸이나 내어주며 가지고 있었는지.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나서는 바로바로 비우거나 한 두 장 정도만 여분으로 두고 비운다.
주방 비움 2편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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